시험공부하고 시험치고 벌써 한달이 지나
합격자 발표가 나고
그러고도 3일이 지난 오늘
시험끝나고 바로 쓸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던건 합격자 발표가 안났기때문
나의 불안정한 기분을 남기고 싶지도않고 ㅋ
무엇보다 완벽한 착각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omr카드를 두번씩 확인했지만서도
결과를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는 ㅋㅋㅋ
시험이 끝난 오후 6시 땡에 큐넷 가답안 채점으로
결과를 확인했지만 믿을 수 없었음 ㅋ
나는 항상 나를 의심한다.ㅋㅋㅋ
결과는 합격.
얼떨떨
2차 시험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놀라웠다
사실 1차시험만 이번이 세번째이다
엄마의
권유 아닌 강요
젊어 금방 딸거라며 잔소리를 계속 반복 반복
할께 할께 하다가 몇 년 후 결국
26회 1차 시험을 접수하고 2달정도 정말 동영상 강의만 듣다
시험치러 갔다는~ 지금생각해도 진짜 멍청했던 짓
난 시험치러 가기 직전까지도 동영상 강의만 들었다
운이 좋았는지 찍신 강림이였는지
약간 아깝게 떨어졌다는
그게 화근이였다는 ,
그리고 시험끝나자마자
로로를 만나고 연애를 하고
공부는 저멀리~
그리고 또 1차시험 ㅋㅋ
당연 광탈
이것은 운전면허시험과 같은 것도 아니고
기출문제은행에서 나오는 그렇고 그런 시험이 아니였다
이해와 사고 응용을 요하는 종합과학적 학문이랄까
실제로 점점 더 지문이 길어지고 있고
올해 세법문제마저 단답형에서 벗어나 수능형 긴 지문으로 변하고있다
작년 시험을 보고
2번이나 요행을 바랬던 내가 너무 한심했다
결심은 크게 세웠으나 결국 동영상 강의를 깨작깨작 듣다
급 결혼 준비
소규모 웨딩으로 준비하는터라
그나마 찔끔 찔끔 듣던 강의도 잊고 결혼 준비에 올인 ㅋ
5월 중순 결혼 신혼여행
정신차리니 6월,
이도 저도 안되겠다 싶었다
과감히 일을 그만두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꼭 올해는 동차 합격을 하고싶었다
매년 찜찜한 기분으로 12월을 맞이 하고 싶지가 않았다
6월부터 앉아있는 연습을 했다
엉덩이에 뿔난 나는 앉는 것 자체가 너무 힘이 들었다
딴짓을 해도 핸드폰을 몇시간씩 만져도 일단은 앉아있었다
그리고 8월까지는 강의만 들었다
사실 동영상강의는 위험요소가 많다
정지를 누를수도 있고 강의는 틀어놓고 계속 핸드폰쇼핑도 할 수 있고,
그렇게 하루에 6시간정도 듣는 것도 힘들었다
10시간 앉아있으면 강의는 6시간
듣는 수준
그리고 8월 민법기출문제를 풀었다
그래도 민법은 강의를 다들어서 당연 60점을 넘길거라 생각했는데
50점
눼?????
멘붕이였다
그때 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강의를 듣는 '학'은 하고
있었지만
스스로 정리하고 익히는 '습'이
안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강의듣기를 줄였다
그리고 내용정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시험전까지 모든 강의를 다 못 듣는다고 하더라도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8월부터는 진짜 아무도 안만나고 집콕
도서관에서는 공부 못 하는 나
그냥 쉴 때 확 쉴 수 있는 집이 젤 편함!
(방구도 맘대로 뀔 수 있고 ㅋㅋ)
14시간을 어찌 공부하냐고 놀라던 내가 어느 순간
정말 그 이상으로 앉아있었다
물론 순수공부시간은 아니지만 ㅋ
9월엔 요약집까지 바꿔가며 강의 교수님도 바꾸는
희한한 일도 감행 ㅋㅋ
26회 1차 시험은 ㅂㅁㄱ
두번째 27회 1차 시험은
ㅇㄷㅇ
다시 동차 시험은 ㅂㅁㄱ으로
학원비만 몇백 탕진 ㅋㅋ
막판엔 요약집 쇼핑 쇼핑 한과목에 두개를 샀으므로 ㅋ
책에 돈을 아끼면 내 점수가 인색해질까 우려ㅋ
한 교수님에 집착 안했다 어느정도 듣다가도 아니다싶음 바꿨다
난 희한하게 1타 강사는 안 맞는 듯
끝까지 참으려다 결국 바꿈x6
시작 교수님과 10월 마지막달 교수님이 6과목 싹 다 바뀌는 희한한 일도 감행
배송비를 3~4번은 낸듯
암튼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말로는 힘들다 힘들다 했지만
사실
나는 즐겼다 ㅋㅋㅋㅋㅋ
야행성인 나는 새벽에 앉아 혼자 이상한 암기코드를 만들고
미친년처럼 웃기도 했고
(암기코드에 남편 ,친구 ,헤어진 남친들 이름 다 갖다붙임)
혼자 번데기탕에 물 한잔을 들이키며
소주마시며 집필하는 듯 새벽감성에 혼자 취하기도 했으며
사법고시 보는 마냥 세상 혼자 힘든척 로로남편에게 어리광을 피웠더랬지 ㅋㅋ
그렇게 열공은 했었으나 2차는 가망이 없었다
9월부터 중개사법 암기를 들어갔으니까ㅋ
세법도 몇파트만 보고갈지 고민 할 정도
아니 내년에 싹 다 바뀐다는 세법을 왜 외워야하는거야?
엄청 툴툴댔던 과목
막판 2주는 1차만 집중
모의고사 전혀 안봄 100선문제 반도 안보고 기출문제만 4회차씩 풀어봄
2차는 하늘의 뜻에....
시험보는 날
밤을 샜다
잠도 안오고 그냥 차라리 깨어있는게 맘편해서..
근데 그 전날 잔 날 할머니가 꿈에 나왔다
할머니는 내가 가장 아끼는 나의 원피스를 입고 서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내 눈앞에 있는 반가움보다
난 내 아끼는 원피스가 터질까 무서워
할머니 이 옷 어케 입었어?했다
할머니랑 같이 살았던 예전 아파트 현관문에
지금까지 내가 보던 공인중개사 책이 내 허리만큼 쌓여져있었다
할머니 이거 뭐야? 나 다시 이책 보라는거야?
아님 버리는거야?
할머니는 아무말도 없이 언제나 그랬 듯
슬픈 눈으로 날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
교회다니는 우리 김권사할머니는 법정스님 팬인 내게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수능날까지
시험보는 아침마다 안수기도처럼 나를 붙잡고 통성기도를 해주시곤 했다
늘 끝은 할머니의 눈물로 끝나던 기도.
그게 너무 싫었었는데 어느순간엔 부적처럼 안해주면 찝찝했었다
기도를 해주려 나타난것도 아니고
내가 가장 아끼는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시다니?또 저많은 책은?
이 꿈은 뭘까?
떨어져서 다시 공부한다는 건가?아 할무니.....
그래 2차는 떨어지겠지
1차는 설마 붙을꺼야 더불안해져
꼬박
밤새고 시험당일.
고득점에 연연하지 말자
그래 60점 시험이야 모르는건 과감히 넘어가자
확실히 아는 문제 틀리지 않게 조심하자
계속 되뇌였다
난 희한하게, 틀린것은?ㄱ,ㄴ,ㄷ,ㄹ있으면 맞는거
모아 체크하는 실수가 잦았다 ㅠㅠ
그리고 시험지를 최대한 멀리 위에서 봤다
모든 지문을 정독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단어 나오는 지문 확실히 지우기 방법
결국 1.2차 모두 시간부족은 없었다
대신
omr카드를 2번씩 확인했다
확실히 잠을 못자서 2차 2교시
마지막엔
글씨들이
매직아이처럼 움직여 보였다
그치만 그로인해 답이 되는 단어들이
툭 튀어나와 더 잘 보이던 기이한 현상까지 ㅋㅋ
그렇게 시험을 끝낸 소감은
배고팠다
초코릿과 커피, 물만 마셨다
1차는 살짝 기대했다 2차는
포기
1차만 붙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로로와 집으로 돌아와선 방문을 잠그고
정각 6시 혼자서 채점을 했다
1.2차 합격 3번을 채점했다
2차는 아슬아슬 합격
그러나 기쁘지가 않았다
두번이나 확인했으면서도 omr카드가 걱정됐다
인생 처음 써 본 수정테이프는 괜찮을까
혹시 내가 완벽한 착각을 해서 답을 밀리진 않았겠지
그렇게 한달을 피말리며
착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보냈다
결과 발표날까지 잠을 잘 못잤다
9시 발표에 잠꾸러기가 저절로 알람없이 일어났을 정도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큐넷의 한마디
한달을 심장 쫄리게 기다리게 한 내게 딱 한줄.
합격자 발표를 한달동안 기다리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이제 드디어 마음놓고 주변분들과 합격의 기쁨을 나누십시오
공부하는 시간동안의 인내와 합격발표를 기다린 인내가 합쳐져
그 기쁨이 더 커졌으니 온 세상이 화답할 것입니다
라고 300자 이상을 써줘도 마음이 풀릴까 말까 한것을~
시험시작부터 뭉쳤던 긴장이 드디어 풀렸다
그리고 할머니가 생각났다
결국 그 원피스,,,
지금 일하는 곳에선 늘 유니폼만 입어서
사복을 입지 못했었다
할머니는 내가 가장 아끼던 그 원피스를 입고 이제 일하라고
그 옷을 꺼냈었나보다
마음 한켠에 늘 예쁜 정장을 입고 뾰족 구두를 신고 일하러 나가는
그런 여자가 부러웠었다
고마워 할머니
다 할머니와 할머니가 점지해준 로로 덕분이야
근데 이제 그 옷 입으려면
살빼야돼
공부하는 동안 살 엄청 쪘거든,ㅋㅋㅋ
그렇게 살이 찌도록 공부하는
시험기간동안 나의 식사를 책임져주신,
평일에도 회사끝나고 혼자 장봐서 3시간동안 서서 반찬을 만드신,
주말엔 청소 빨래 삼시세끼로 손이 다 트신,
나의 로로남편님께
감사를 전합니다